Artworks

이 작품은 부르고뉴 궁정의 의뢰를 받아 제작된 필사본입니다. 작품의 저자인 마르탱 르 프랑(약 1410년-1461년)은 로잔 대성당의 참사회 의원이자 목사였지만 부르고뉴 공작이었던 필리프의 요청에 따라 ‘운명의 여신과 미덕의 여신의 토론’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운명의 여신과 미덕의 여신이 ‘이 세상의 통치’라는 주제를 놓고 논쟁을 펼치고 있으며, 이성의 여신이 두 여신 사이에서 토론을 중재하고 심판합니다. 토론은 곧 미덕의 우세로 전환됩니다. 인간의 성공은 세속적인 것보다 영적인 것을 추구하려는 의지에 달려있으므로 결국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됩니다. 

우아하게 움직이는 인물들이 그려진 스타일은 앙투완 롤랑의 화풍 스타일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는 벨기에 에노에서 활동했으며, 발랑시엔느에서 일했던 시몬(~1489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가 주로 사용했던 색조보다 조금 더 따뜻한 색감으로 채색되었습니다. 

작품 앞판에는 M. de 랄랭(Mousieur de Lalaing)이라고 적혀 있지만, 1519년에 원고를 구입한 사람은 막스밀리안 1세와 '미남의' 필립, 찰스 5세를 섬겼던 고문이자 궁정의 고관이었던 샤를 1세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품은 가문 대대로 전해졌고, 1519년 작품이 인수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미술시장에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